Post

핵안정성 및 방사성 붕괴

세그레표와 여러 방사성 붕괴 유형, 베타붕괴에서 방출되는 전자/양전자의 에너지 스펙트럼 및 중성미자의 발견 배경, 몇 가지 주요 핵종(탄소-14, 칼륨-40, 삼중수소, 세슘-137)의 붕괴 사슬, 그리고 이성체 천이에 대해 알아본다.

핵안정성 및 방사성 붕괴

Prerequisites

세그레표(Segre Chart) 또는 핵종 도표

Segre Chart

이미지 출처

  • 원자번호 $Z$가 20보다 큰 핵종들의 경우, 안정화를 위해 양성자 수보다 더 많은 중성자들이 필요
  • 중성자들은 양성자들 간의 전기적 반발력을 이기고 핵을 묶어 두는 역할을 함

방사성 붕괴(Radioactive Decay)를 하는 이유

  • 특정한 중성자와 양성자의 조합만이 안정한 핵종을 이룸
  • 양성자 수 대비 중성자 수가 너무 많거나 적으면 해당 핵종은 불안정하여 방사성 붕괴(radioactive decay) 를 일으킴
  • 붕괴 이후 생성된 핵은 대부분 들뜬 상태이므로, 감마선이나 엑스선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

베타붕괴($\beta$-decay)

양의 베타붕괴($\beta^+$-decay)

\[p \to n+\beta^+ +\nu_e\]
  • 중성자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 일어남
  • 양성자($p$)가 중성자($n$)로 바뀌며 양전자($\beta^+$)와 전자 중성미자($\nu_e$)를 방출
  • 원자번호는 1 감소, 질량수는 변화 없음

예) $^{23}_{12}\mathrm{Mg} \to\;^{23}_{11}\mathrm{Na} + e^+ + \nu_e$

음의 베타붕괴($\beta^-$-decay)

\[n\to p+\beta^- + \overline{\nu}_e\]
  • 중성자 수가 상대적으로 과도한 경우 일어남
  • 중성자($n$)가 양성자($p$)로 바뀌며 전자($\beta^-$)와 전자 반중성미자($\overline{\nu}_e$)를 방출
  • 원자번호는 1 증가, 질량수는 변화 없음

예) $^3_1\mathrm{H} \to\;^3_2\mathrm{He} + e^- + \overline{\nu}_e$

방출되는 전자(양전자)의 에너지 스펙트럼

energy spectrum of electrons emitted in beta decay

이미지 출처

  • 베타붕괴에서 방출되는 전자 또는 양전자는 위와 같은 연속 에너지 스펙트럼을 보인다.
  • $\beta^-$ 붕괴: $\overline{E}\approx 0.3E_{\text{max}}$
  • $\beta^+$ 붕괴: $\overline{E}\approx 0.4E_{\text{max}}$

베타붕괴로 방출되는 총 에너지는 양자화되어 있으나, 전자/양전자와 반중성미자/중성미자가 에너지를 임의로 나누어 가지기 때문에 전자/양전자의 에너지만 보면 연속적인 스펙트럼이 나타난다. 베타붕괴에서 방출되는 전자/양전자의 에너지 스펙트럼이 양자화되어 있지 않고 연속적이라는 것은 이론적인 예측과 불일치하는 결과였고, 에너지 보존 법칙에도 위배되는 듯이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볼프강 에른스트 파울리(Wolfgang Ernst Pauli)가 11930년에 ‘전기적으로 중성이고 질량이 극도로 작으며, 반응성 역시 극도로 낮은 입자‘의 존재를 예측하고 ‘중성자(neutron)’라 부르자고 제안하였으나, 11932년 제임스 채드윅(Sir James Chadwick)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중성자를 발견하고 명명함에 따라 이름이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이듬해인 11933년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가 베타붕괴 이론을 발표하면서 “작다”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접미사 ‘-ino’를 붙인 중성미자(neutrino)로 재명명하여 지금의 이름이 붙게 된다.
이후 11942년 중국의 핵물리학자 왕간창(王淦昌, Wáng Gànchāng)이 전자포획을 이용한 중성미자 검출 방법을 최초로 제안하였고, 11956년 클라이드 코원(Clyde Cowon), 프레드릭 라이너스(Frederick Reines), 프랜시스 B. 해리슨(Francis B. Harrison), 해럴드 W. 크루스(Herald W. Kruse), 그리고 오스틴 D. 맥과이어(Austin D. McGuire)가 코원-라이너스 중성미자 실험(Cowan–Reines neutrino experiment)을 통해 중성미자를 검출해내는 데 성공하여 그 결과를 사이언스(Science)지에 투고함에 따라 실제로 존재함이 검증되었다. 프레드릭 라이너스는 11995년 이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이처럼 베타붕괴의 연구는 중성미자의 존재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도 과학사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붕괴 사슬(Decay Chain)

종종 베타붕괴를 통해 형성된 딸핵종(daughter nuclide) 도 불안정하여 연달아 베타붕괴가 일어나곤 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붕괴 사슬(decay chain) 로 이어진다.

\[^{20}\mathrm{O} \overset{\beta^-}{\rightarrow}\;^{20}\mathrm{F} \overset{\beta^-}{\rightarrow}\;^{20}\mathrm{Ne}\text{ (stable)}\]

주요 베타붕괴

몇 가지 중요한 베타붕괴를 아래에 소개하겠다.

탄소-14

  • $^{14}\mathrm{N} + n \to {^{14}\mathrm{C}} + p$
  • $^{14}\mathrm{C} \to {^{14}\mathrm{N}} + e^{-} + \overline{\nu}_e + 156\ \mathrm{keV}$

탄소-14는 우주방사선에 의해 대기권 상층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며, 이에 따라 대기 중 탄소-14 농도는 큰 변화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동식물 역시 살아 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호흡하며 대기와의 기체 교환이 이뤄지기에 대기 중 탄소-14 농도와 동일한 체내 탄소-14 농도를 유지하나, 사망하고 나면 이러한 교환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기에 사체 내 탄소-14 농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쇠한다. 이를 이용하는 것이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이다.

칼륨-40

  • $^{40}\mathrm{K} \to {^{40}\mathrm{Ca}} + e^{-} + \overline{\nu}_e + 1311\ \mathrm{keV}$ (89%)
  • $^{40}\mathrm{K} + e^{-} \to {^{40}\mathrm{Ar}} + \nu_e + 1505\ \mathrm{keV}$ (11%)

칼륨-40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신체 구성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연 방사선원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모든 식품에도 자연적으로 존재하며 특히 브라질너트, 콩, 시금치, 바나나, 아보카도, 커피, 갈치, 마늘과 같은 식품에 풍부하다.
체중이 70kg인 성인의 체내 칼륨 양은 약 140g으로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며, 그 중 칼륨-40은 0.014g 정도가 존재하고 이는 약 4330 Bq의 방사능을 지닌다.

삼중수소

  • $^{14}\mathrm{N} + n \to {^{12}\mathrm{C}} + {^3\mathrm{H}}$
  • $^{16}\mathrm{O} + n \to {^{14}\mathrm{C}} + {^3\mathrm{H}}$
  • $^{6}\mathrm{Li} + n \to {^{4}\mathrm{He}} + {^{3}\mathrm{H}}$
  • $^3\mathrm{H} \to {^3\mathrm{He}} + e^{-} + \overline{\nu}_e + 18.6\ \mathrm{keV}$

삼중수소는 핵융합로 또는 수소폭탄$\cdot$중성자탄의 D-T 핵융합 반응에 참여하는 연료 물질로, 우주방사선에 의해 대기 중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나 반감기가 12.32년 정도로 짧아 빠르게 붕괴하기 때문에 자연계에는 상당히 낮은 비율로 존재한다. 핵융합로나 핵무기에 활용할 때에는 이처럼 빠르게 붕괴하는 성질 때문에 삼중수소를 직접적으로 탑재하기보다는 리튬-6에 중성자를 조사하여 삼중수소가 생성되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하며, 이 때문에 핵무기 등급의 고농축$\cdot$고순도 리튬-6는 핵개발의 핵심적 물질로 간주되어 IAEA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주요 감시 대상 중 하나이다.
또한 상술한 용도가 아니더라도 소량이지만 흔히 사용되는 물질인데, K2 소총과 K1 기관단총의 야간가늠자와 같은 군용 물품의 야광체, 야광 시계, 전력 공급 없이도 발광 능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건물의 비상구 안내 표지 등에 활용된다. 삼중수소를 형광 물질인 인으로 감싸서 삼중수소 붕괴 시 방출되는 베타선이 인에 충돌하면서 빛이 나도록 하는 것으로, 비상구 안내등의 경우 약 9000억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사용된다.
이처럼 꾸준히 수요가 존재하면서도 장기간 비축이 불가능한 특성 때문에 중요한 전략물자로 취급되며, 가격이 g당 3만 달러에 육박한다. 현재 상업적으로 생산 및 판매되는 삼중수소의 대부분은 가압중수로인 CANDU(CANada Deuterium Uranium) 원자로에서 생산하며, 한국의 경우 월성 1-4호기가 CANDU 원자로이다.

세슘-137

  • $^{137}\mathrm{Cs} \to {^{137}\mathrm{Ba}} + e^{-} + \overline{\nu}_e + 1174\ \mathrm{keV}$

세슘-137은 원자로의 핵분열 반응이나 핵실험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주요 부산물로, 비교적 긴 반감기(약 30년), 투과성이 강한 감마선을 방출하는 점, 칼륨과 유사한 화학적 특성을 지녀 체내에 쉽게 흡수되는 점 등으로 인해 주요 감시 및 관리 대상인 핵종이다. 원래 자연적으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전 지구상의 토양에 평균적으로 7 μg/g 정도가 존재하는데 이는 폭주하던 전범국 일본 제국을 제압하기 위해 미국이 행한 트리니티 핵실험 및 히로시마$\cdot$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그리고 그 이후 11950-11960년대에 주로 행해진 다수의 대기 중 핵실험과 몇몇 중대 원자력사고(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브라질 고이아니아 사고 등)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10000 Bq 이상의 세슘-137이 체내에 흡수된 경우 의학적인 처치 및 관찰이 필요할 수 있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당시 인근 주민들 중 일부는 수만 Bq의 방사능에 해당하는 양의 세슘-137이 체내에 흡수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경우, 사고 직후 인근 주민들의 신체에는 50-250 Bq 정도의 양이 흡수되었다고 한다. 개인차가 있으며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별도의 처치가 없을 시 세슘-137의 생물학적 반감기는 CDC에 따르면 약 110일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량의 세슘-137에 노출되었다고 의심되는 경우 의료용 프러시안 블루 정제를 섭취하여 빠르게 체외로 배출되도록 유도함으로써 생물학적 반감기를 30일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다.

전자포획(Electron Capture) 또는 K-포획(K-capture)

\[p + e \to n + \nu_e\]
  • 중성자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 일어남
  • 최내각(K-껍질)의 전자를 포획하여 원자핵 내의 양성자를 중성자로 전환
  • 원자번호는 1 감소, 질량수는 변화 없음
  • 전자포획 후에는 전자구름에 빈 공간이 형성되어 추후 바깥쪽의 다른 전자가 이동함으로써 채워지는데, 이때 엑스선이나 오제 전자(Auger electron)를 방출
  • 전자포획에 의해 생겨난 딸핵종(daughter nuclide)은 $\beta^+$붕괴에 의해 생성된 핵과 동일하므로, 이 두 과정은 서로 경쟁한다.

알파붕괴($\alpha$-decay)

  • 알파입자($\alpha$, $^4_2\mathrm{He}$)를 방출
  • 원자번호는 2만큼 감소하고, 질량수는 4만큼 감소
  • 납보다 무거운 핵들에서 흔히 일어남
  • 베타붕괴와 달리, 알파붕괴 시 방출되는 알파입자의 에너지는 양자화되어 있다.

예) $^{238}_{92}\mathrm{U} \to\;^{234}_{90}\mathrm{Th} +\; ^4_2\mathrm{He}$

자발핵분열(Spontaneous Fission)

  • 매우 무겁고 불안정한 핵종은 중성자를 흡수하지 않고도 스스로 핵분열하기도 함
  • 넓은 의미로 방사성 붕괴에 포함함
  • 우라늄-238의 경우 $10^9$년의 반감기로 알파 붕괴하지만, 그와 동시에 $10^{16}$년 정도의 반감기로 드물게 자발핵분열하기도 한다. 다음 표는 몇 가지 핵종의 자발핵분열 반감기를 나타낸 것이다.
핵종자발핵분열 반감기특징
$^{238}\mathrm{U}$약 $10^{16}$년매우 드물게 일어남
$^{240}\mathrm{Pu}$약 $10^{11}$년핵무기에 사용하는 핵분열 핵종
$^{252}\mathrm{Cf}$약 $2.6$년자발핵분열이 대단히 활발하게 일어남
$\rightarrow$ 원자로 시동 등에 중성자원으로 사용

양성자 방출(Proton Emission)

  • 양성자가 극도로 많은 불안정한 핵종의 경우, 양성자 1개를 단독으로 방출하기도 함
  • 원자번호와 질량수가 1만큼 감소
  • 매우 드물게 일어남

붕괴도와 이성체 천이

붕괴도(Decay Scheme)

붕괴도(decay scheme): 방사성 물질의 모든 붕괴 경로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도표

이성체 천이(Isomeric Transition)

  • 방사성 붕괴에 의해 형성된 핵은 변환 후에도 들뜬 상태인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감마선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감마선 방출 시 핵종이 바뀌지는 않으므로 엄밀히는 붕괴가 아니지만, 관습적으로 감마붕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 들뜬 상태의 핵은 대부분 아주 짧은 시간 내에 감마선을 방출하며 바닥 상태로 천이하지만, 특정한 경우에는 감마선 방출이 지연되어 준안정상태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지연상태를 해당 핵의 이성체 상태(isomeric states) 라 한다.
  • 이성체 상태에서 감마선을 방출하며 바닥 상태로 천이하는 것을 이성체 천이(isomeric transition) 라 하고 IT로 표시한다.

Au-198 Decay Scheme

이미지 출처

  • 저작자: 영국 위키미디어 유저 Daveturnr
  • 라이선스: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어떠한 목적으로든 제한조건 없이 자유롭게 사용 가능

Cs-137 Decay Scheme

라이선스: Public Domain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NC 4.0 by the author.